사업 규모가 작거나 장부를 기록할 여건이 안 되는 사업자들을 위해 세법에서는 '추계신고'라는 방식을 허용하고 있으며, 이때 활용되는 것이 바로 단순경비율 과 기준경비율 입니다.
이 두 가지 경비율은 장부 없이도 세금을 신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제도인데요. 과연 나에게는 어떤 경비율이 적용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세금 계산에 활용되는지 정확히 알고 계신가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단순경비율과 기준경비율이 무엇인지, 어떤 사업자에게 적용되는지, 그리고 소득금액 계산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상세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장부 없는 사업자의 희망, '추계신고'와 '경비율'이란?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사업과 관련된 모든 수입과 비용을 꼼꼼하게 장부에 기록하고, 이 장부를 기반으로 소득 금액을 계산하여 세금을 신고해야 합니다. 이를 '기장신고'라고 하죠. 하지만 영세 사업자나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신 분들의 경우, 장부를 작성하고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세법에서는 장부를 작성하지 않은 사업자를 위해 '추계신고' 방식을 허용합니다. 추계신고란 사업자가 기록한 장부 대신, 정부가 정한 업종별 평균 경비율을 곱해서 '필요경비'를 계산하고, 이를 통해 소득 금액을 '추정'하여 신고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사용되는 업종별 평균 경비율이 바로 단순경비율 과 기준경비율 입니다.
쉽게 말해, "네가 장부를 안 썼으니, 네 업종의 평균적인 경비율을 적용해서 세금을 계산해보자!" 하는 방식인 거죠. 어떤 경비율을 적용받느냐에 따라 세금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 나에게 적용되는 경비율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영세 사업자를 위한 배려: 단순경비율
단순경비율 은 사업 규모가 매우 작거나 장부를 기록할 능력이 부족한 영세 사업자들의 납세 편의를 위해 마련된 제도입니다. 가장 간편하게 소득 금액을 계산할 수 있는 방식이죠.
단순경비율, 그 의미는?
단순경비율은 사업자가 벌어들인 수입금액에서 업종별로 정해진 일정 비율(단순경비율)만큼을 통째로 필요경비로 인정 해 주는 방식입니다. 즉, 수입이 100만원이고 단순경비율이 80%라면, 장부에 상관없이 80만원은 경비로 인정받고 나머지 20만원만 소득으로 보는 것입니다. 필요경비 전체를 경비율로 단순하게 계산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소득금액 계산은 이렇게!
단순경비율을 적용하여 소득 금액을 계산하는 공식은 아주 간단합니다.
소득금액 = 수입금액 - (수입금액 × 단순경비율)
예를 들어, 의류 소매업을 운영하며 1년 수입이 4,000만원이고 해당 업종의 단순경비율이 80%라면, 소득 금액은 4,000만원 - (4,000만원 × 80%) = 4,000만원 - 3,200만원 = 800만원이 됩니다. 이 800만원에 대해 세금이 계산되는 것이죠.
누가 단순경비율 대상자일까?
단순경비율은 기본적으로 규모가 작은 소규모 사업자에게 적용됩니다. 적용 대상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해당 과세기간에 사업을 처음 시작한 신규 사업자: 다만, 신규 사업자라도 당해 연도 수입 금액이 일정 규모(복식부기의무자 기준 수입 금액) 이상인 경우에는 단순경비율 적용이 배제될 수 있습니다.
- 직전연도 수입금액이 업종별로 정해진 일정 기준 금액에 미달하는 사업자: 이 기준 금액은 매년 변동될 수 있으므로 최신 세법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기준은 다음과 같으나, 이는 예시이며 정확한 금액은 세법을 확인해야 합니다.
- 농업, 도소매업 등: 6,000만원 미만
- 제조업, 음식점업, 건설업 등: 3,600만원 미만
- 부동산 임대업, 서비스업 등: 2,400만원 미만
단순경비율 적용이 안 되는 경우도 있나요?
네, 단순경비율 적용 대상 기준에 해당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업자는 단순경비율 적용이 배제되고 기준경비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 전문직 사업자: 의사,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등 전문직 사업자는 수입 금액 규모나 신규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기준경비율 적용 대상입니다.
- 불성실 사업자: 신용카드/현금영수증 상습 발급 거부자, 현금영수증 미가맹 사업자 등 성실하게 사업을 영위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단순경비율 적용이 배제될 수 있습니다.
단순경비율의 특징
단순경비율은 장부를 작성하지 않아도 세금 신고가 가능하며, 필요경비를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단순경비율 대상자가 장부를 작성하지 않고 추계신고하는 경우 무기장가산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이는 영세 사업자의 납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장부 대신 주요 증빙을! 기준경비율
기준경비율 은 단순경비율 적용 대상 기준 수입 금액 이상의 사업자 중 장부를 기장하지 않은 경우에 적용되는 방식입니다. 단순경비율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인 증빙이 필요합니다.
기준경비율, 그 의미는?
기준경비율은 단순경비율처럼 수입금액 전체에 경비율을 적용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사업과 관련된 비용 중 매입비용, 임차료, 인건비 등 주요 경비는 사업자가 실제로 지출하고 증빙을 갖춘 금액을 그대로 인정 해 줍니다. 그리고 이 외의 기타 경비에 대해서만 업종별로 정해진 기준경비율을 곱하여 계산된 금액을 필요경비로 인정 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네가 큰 돈 쓴 건 영수증 가져오면 그대로 빼줄게! 나머지 잡다한 경비는 평균적인 비율로 계산하자!" 하는 방식입니다.
소득금액 계산은 이렇게!
기준경비율을 적용한 소득 금액 계산은 단순경비율보다 조금 복잡합니다.
소득금액 = 수입금액 - 주요경비(증빙) - 기타경비(수입금액 × 기준경비율)
- 주요경비: 매입비용, 사업장 임차료, 종업원 급여 등입니다. 이 비용들은 세금계산서, 계산서, 신용카드 매출전표, 현금영수증 등 세법에서 인정하는 적격 증빙을 반드시 갖추어야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증빙이 없으면 해당 비용은 경비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 기타경비: 접대비, 광고선전비, 소모품비 등 주요 경비에 해당하지 않는 나머지 경비입니다. 이 기타 경비는 사업자의 실제 지출과 상관없이 수입 금액에 업종별 기준경비율을 곱하여 계산됩니다.
또한, 세법에서는 기준경비율로 계산한 소득 금액과 단순경비율로 계산한 소득 금액에 일정 배율을 적용한 금액을 비교하여 둘 중 적은 금액으로 소득 금액을 계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준경비율 적용 대상자가 장부를 기장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세금 부담의 급격한 증가를 완화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하지만 이 계산 방식은 다소 복잡하므로, 주요경비 증빙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누가 기준경비율 대상자일까?
기준경비율 대상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직전연도 수입금액이 업종별 단순경비율 적용 기준 수입 금액 이상인 사업자: 즉, 단순경비율을 적용받을 만큼 규모가 작지 않은 사업자입니다.
- 전문직 사업자: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사업자는 수입 금액 규모와 관계없이 무조건 기준경비율 대상입니다.
기준경비율의 특징
기준경비율은 단순경비율 대상자보다 증빙 수취 의무가 강화됩니다. 특히 매입, 임차료, 인건비 등 주요 경비에 대한 적격 증빙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해당 비용을 경비로 인정받지 못해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준경비율 대상자가 장부를 작성하지 않고 추계신고하는 경우, 납부할 세액의 20%에 해당하는 무기장가산세 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준경비율 대상자부터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사업자로 보아 장부를 작성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준경비율 대상자라면 장부를 작성하여 신고하는 것이 세금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장부를 작성하면 실제 발생한 모든 필요경비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준경비율로 계산된 소득 금액보다 장부로 계산된 소득 금액이 더 적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4. 나에게 적용되는 경비율,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그렇다면 내가 단순경비율 대상자인지, 기준경비율 대상자인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가장 정확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홈택스 확인: 국세청 홈택스에 로그인하여 'My홈택스' 메뉴 등에서 '종합소득세 신고 안내'를 조회하면 본인이 어떤 경비율 적용 대상인지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 세무서 문의: 관할 세무서에 직접 문의하여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직전연도 수입금액과 업종에 따라 자동으로 대상자가 구분됩니다.
단순경비율이든 기준경비율이든, 장부 작성 없이 세금을 신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편리한 제도입니다. 하지만 두 경비율의 적용 기준과 계산 방식, 그리고 가산세 적용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나에게 해당하는 경비율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세금 신고의 첫걸음입니다.
특히 기준경비율 대상자라면 주요 경비에 대한 증빙을 철저히 챙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더 나아가 간편장부나 복식부기를 통해 실제 발생한 비용을 모두 인정받는 것이 세금 부담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올해 종합소득세 신고, 단순경비율과 기준경비율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꼼꼼하게 준비하셔서 절세의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편안하게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궁금한 점은 언제든 전문가와 상담하시거나 국세청 자료를 참고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